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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鎭 (오진, 1280~1354) : 어부도 (魚父圖), 1342년작차분하게 그림 읽기 2020. 11. 1. 23:14728x90
예로부터 은사(隱士)의 마음은 고기 잡고(渔), 나무하고(樵), 밭 갈고(耕), 독서하는(讀) 모습으로 여러 문예작품에 표현되었다. 오진은 속세를 멀리하고 은일(隱逸)하는 자신의 생활방식과 정신세계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배를 타고 낚시하는 어부(漁恩) 도상을 자주 그렸다. 먹으로 높은 산과 나무를 그려 화면을 채우고 넓은 물과 하늘은 여백으로 남겨 두었다. 커다란 화폭의 주인은 작은 배에 홀로 앉은 뜻을 그리고 또 그리지 않음으로써 동시에 완성했다.
1336년, 비교적 젊은 나이에 그려진 어부도(渔父图)는 토산과 암산을 구분한 표현법이 특징적이다. 넓적하게 완만한 토산은 피마준으로 충실하게 그렸고, 저 말리 암산은 습윤한 붓으로 간략하게 표현했다. 산봉우리 너머로 암벽이 중첩되고 멀리 있는 것일 수록 흐린 먹을 물기 많은 붓으로 풀어내니 화면은 더욱 조화롭고 윤택해진다.【自跋】
目斷煙波青有無,霜凋楓葉錦模糊。
목단연파청유무,상조풍엽금모호
千尺浪,四鰓鱸,詩筒相對酒葫蘆。
천척랑,사새로,시통상대주호로
至元二年秋八月,梅畵道人戱作漁夫四幅幷題。
지원이년추팔월,매화도인희작어부사폭병제
눈 앞을 막은 물안개에 푸르름이 있는지 없는지,
서리 내린 단풍잎에는 아름다운것이 모호하게 뒤섞여 있네.
높은 물결, 송강의 농어, 시를 보관한 대통이 술병과 마주하네.
지원 2년(1342년) 가을 8월 매화도인이 어부도 네 폭을 장난 삼아 그리고 겸하여 쓰다.
* 目斷(눈 목, 끊을 단) : 안력(眼力)이 미치지 못함.
* 有無 (=有没有) ①유무. ②있는가 없는가.
* 煙波(안개 연, 물결 파) : ①연파 ②안개 따위가 자욱한 수면.
* 四鰓鱸(사새로) : 상하이(上海) 쑹장(松江) 지방에서 나는 농어.
* 詩筒(시 시, 대통 통) : ①얇은 대나무 조각에 한시를 적어 넣어 가지고 다니는 조그마한 통 ②벗에게 지어 보내는 시를 넣는 대통
* 葫蘆(마늘 호, 갈대 로) : ①조롱박 ②표주박 ③알 수 없는 꿍꿍이
* 至元 : 원 혜종의 두 번째 연호. 원년 1335(乙亥)년
【題跋】 诗塘王铎题跋 (시당왕탁제발)
洼秀右稚鮮有其儷。
와수우치선유기려。
吳鎭筆石一層崿複嶂之外復加。
오진필석일층악복장지외부가。
此閒遠者更以潤滋勝,二扁仲和善爲護,特此圖固石易也。
차간원자갱이윤자승,이편중화선위호,특차도고석이야
丙戌正月卄七日 王鐸題。
병술정월입칠일 왕탁제。
웅덩이가 수려하니 어린 물고기가 그 아름다움을 간직하도록 돕는다.
오진의 필은 돌 한 층 절벽을 산봉우리 바깥에 중복하여 거듭 더한다.
이 때 멀리 있는 것은 더욱 수분이 윤택하여 경치가 좋으니, 두 편(절벽과 산봉우리)은 조화롭고 어우러지는 중에 돕게 된다. 특히 이 그림은 참으로 돌이 간략하다.
병술년(1646년) 1월 27일 왕탁이 쓰다.* 王铎(왕탁, 1592~1652) 명말청초 서화가, 관료. 자는 각사(覺斯), 각지(覺之), 호는 십초(十樵) , 숭초(崇樵), 허난성 맹진 사람.
* 诗塘(시당) : 표구 위에 남겨진 위치.
* 仲(버금 중) : 버금, 중간, 중재하다
* 固(굳을 고) : 진실로, 참으로
* 易(바꿀 역) : 쉽다. 편안하다. 생략하다. 간략하게 하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https://www.dpm.org.cn/collection/paint/234607.html728x90반응형'차분하게 그림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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