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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鎭 (오진, 1280~1354) : 어부도 (魚父圖), 1342년작차분하게 그림 읽기 2020. 11. 2. 19:32728x90
가을밤 푸른 달빛 아래 강 풍경을 그린 어부도(魚父圖)는 63세의 화가가 생의 말년에 그린 수작이다. 전경의 두 그루 나무 뒤로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들어가면 숨어있는 초가 정자가 있다. 정자를 지나 갈대숲에 이르면 저 멀리 오른쪽으로 조용한 배 하나가 두 사람을 태운 모습이 보인다. 이 작은 배를 시작으로 넓은 강이 펼쳐지고 물결은 맞은편 둔덕으로 이어져 중경을 이룬다. 둔덕 사이의 물길을 따라 들어가면 원경에 이르는데, 담한 먹으로 간략하게 그렸지만 안개 자욱한 정취를 충분히 표현하고 있다.
이 그림은 화면의 위 아래로 둔덕을 배치하고 그 사이에 흐르는 큰 강을 가로놓았는데(一河兩岸式), 이는 가까운 언덕에서 탁 트인 풍경(활원闊遠)을 그리는 산수화풍으로 원대에 유행한 형식이다. 우리의 시선은 전경의 언덕 왼쪽에서 시작한다. 초가지붕을 지나 갈대숲을 따라 오른쪽 이어진 시선은 어부가 있는 배에 잠시 머물고, 이내 맞은편 둔덕 너머 물길을 따라 왼쪽 위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먼 곳을 바라보게 한다.
*闊遠(넓을 활, 멀 원) : 아득히 멀다.
【自跋】 : (草書)
西風瀟瀟下木葉, 江上青山愁萬疊。
서풍소소하목엽, 강상청산수만첩
長年悠優樂竿線, 簑笠幾番風雨歇。
장년유우낙간선, 사립기번풍우헐
漁童鼓枻忘西東, 放歌蕩漾蘆花風。
어동고예망서동, 방가탕양노화풍
玉壺聲長曲未終, 舉頭明月磨青銅。
옥호성장곡미종, 거두명월마청동
夜深船尾魚撥剌, 雲散天空煙水闊。
야심선미어발랄, 운산천공연수활
至正二年為子敬戲作漁父意, 梅花道人書。
지정이년위자경희작어부의, 매화도인서。
서풍이 세차게 불어 나뭇잎이 떨어지니, 강 위의 청산은 근심이 만 겹이네.
늙은이는 유유히 낚싯대를 넉넉하게 즐기니, 삿갓을 덮어 몇 차례 바람과 비를 피하네.
어부와 노 젓는 아이는 동서를(방향을) 잊어버렸고, 목놓아 부르는 노래에 갈대 바람이 넘실거리네.
옥호 소리 이어져 곡조가 끊이지 않고, 머리를 들어 올리니 밝은 달은 청동 빛이 나네.
깊은 밤 선미에 물고기가 펄떡이니, 구름이 흩어져 하늘은 열리고 안개 자욱한 강은 드넓네.
지정 2년 (1342년) 자경을 위해 어부의 뜻을 재미지게 그리다. 매화도인이 쓰다.
[印記]梅華盦、嘉興吳鎮仲圭書畫記
매화암、 가흥오진중규서화기
* 西風 :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하늬바람. 가을바람.
* 瀟瀟 : ①바람이 세찬 몸양. ②이슬비가 내리는 모양
* 萬疊(일만 만, 거듭 첩) : 겹겹이 둘러싸임
* 長年 : ①늙은이 ②오래 삶
* 放歌(놓을 방, 노래 가) : ①높은 목소리로 노래 부름. ②큰 소리로 노래하다. ③고성방가 하다.
* 蕩漾 (방탕할 탕, 출렁거릴 양) : 물결이 넘실거려 움직임
* 玉壺 : ①옥으로 만든 작은 병 ②옥으로 장식한 중국의 물시계(玉漏)
* 磨(갈 마) : 문지르다. 광을 내다.
* 撥剌(다스릴 발, 발랄할 랄) : 펄떡, 팔딱, 첨벙(물고기가 뛰는 소리)
* 至正 : 원의 마지막 황제, 순제가 사용한 연호(1341~1367)* 子敬(자경) : 요자경(姚子敬), 원대 초기 이름난 학자, 서예가 공숙을 말함.
* 戲作(놀이 희, 지을작) 글 따위를 실없이 지음, 또는 그 글
【印記: 鑑藏寶璽 감장보새】
乾隆御覽之寶 건륭어람지보
養心殿鑑藏寶 양심전감장보
石渠寶笈 석거보급
嘉慶御覽之寶 가경어람지보
宣統御覽之寶 선통어람지보
【印記: 收傳印記 수전인기】真賞 진상
都尉耿信公書畫之章 도위경신공서화지장
信公珍賞 신공진상
琴書堂 금서당
公 공
丹誠 단성
宜爾子孫 의이자손
珍秘 진비
耿會侯鑑定書畫之章 경회후감정서화지장
阿爾喜普之印 아이희보지인
東平 동평
御賜忠孝堂長白山索氏珍藏(鈐於下邊幅)어사충효당장백산색씨진장(감어하변폭)
* 珍秘(보배 진, 숨길 비) : 귀중하게 간직하다.
* 丹誠(붉을 단, 정성 성) : ①거짓이 없는 참된 정성, ②속에서 우러나는 뜨거운 정성* 경소충(耿昭忠, 1640~1686) : 자는 재량(在良), 신공(信公). 호는 회후(會侯), 한군정황기인(汉军正黄旗人). 산둥성 출신. 청대 이름난 수장가. 송대 원대의 이름난 작품에는 경씨 인장이 찍혀있다. 경소충의 작품은 아들 경가조가 이어서 수장했다.
【사진출처】
painting.npm.gov.tw/Painting_Page.aspx?dep=P&PaintingId=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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