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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鎭 (오진, 1280~1354) : 동정어은도(洞庭漁隱圖, 어부가 은거하는 동정호)차분하게 그림 읽기 2020. 10. 13. 17:20728x90
오진은 자연 속에서 은일하는 어부를 소재로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산수속에 인물을 적절히 배치하여 은자(隱者)의 소박한 뜻을 담백하게 담아냈다. 대표적으로 동정어은도(洞庭漁隱图)는 저장성 가흥의 동쪽, 동정호의 가을 호산을 그린 그림이다. 두 언덕 사이에 하나의 강을 그리는 구성을(一河兩岸式的構圖) 채택했다. 전경에는 소나무 두 그루가 높이 솟아 있고, 그 뒤로 고목 한 그루가 기울어져 있다. 후경에는 강기슭이 산비탈로 비스듬히 이어진 모습을 그렸다.
【自跋】
洞庭湖上晚風生, 風攪湖心一葉横。
동정호상만풍생, 풍교호심일엽횡。
蘭棹穩 草花新, 只釣鱸魚不釣名。
난도온 초화친, 지조로어불조명。
至正元年秋九月 梅花道人戲墨。
지정원년추구월 매화도인희묵동정호(후난성 담수호) 위에 저녁바람이 일고, 바람이 호수의 마음을 흔들어 나뭇잎 하나가 가로 놓이네.
난도(목련나무로 만든 노)는 그대로 두고 풀꽃을 가까이 하니, 농어를 낚았을 뿐 명성을 낚은것이 아니라네.
지정 원년(1341년) 가을 9월 매화 도인이 먹으로 놀다.
【印】
梅花盦, 嘉興吳鎭仲圭書畵記
매화암, 가흥오진중규서화기* 自跋 (스스로 자, 밟을 발) (화가가) 발문 하다.
* 洞庭湖 : 후난성에 위치. 포양호에 이어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담수호. 퇴적물과 장강의 진흙이 유입되어 수역이 축소되기 이전에는 중국에서 가장 큰 담수호였다.
* 蘭棹 (목련 난, 노 도) : 목련나무로 만든 노
* 穩 (편안할 안) : 평안하다. 평온하다. 안정되다. 침착하다. 그대로 두다. 가라앉히다. 움직이지 않다.
* 至正 : 원의 마지막 황제, 순제가 사용한 연호(1341~1367)
* 戲墨(戏墨, 놀이 희, 먹 묵) 먹으로 장난함.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림. 자기의 그림이나 글씨를 낮춰서 이르는 말.【赏鉴跋】: 乾隆题诗 (건륭제시)
木葉微飄秋興生、牢騷意興大江横。
목엽미표추흥생、뇌소의흥대강횡。
閒鷗家是忘機者、也識煙波釣叟名。
한구가시망기자、야식연파조수명。
乾隆丁卯夏五御製卽用圖間元韻。
건륭정묘하오어제즉용도간원운。나뭇잎이 조금 나부껴 가을이 일고, 푸념하는 마음이 일어 큰 강을 가로지르네.
한가한 기러기 살이를 하는 자는 때를 잊은 자이니, 안개 자욱한 수면 위에 낚시하는 늙은이의 이름을 알겠구나.
건륭 정묘년(1747) 여름 5월 임금이 지은 즉 그림에 원운으로(으뜸가는 문장으로) 쓰다.【印】
乾, 隆, 幾暇臨池
건, 륭, 기가림지* 赏鉴(상감) : (주로 예술품을) 감상하다, 감상 평가하다.
* 牢骚(뇌소) : 불평, 불만, 푸념, 불평하다, 투덜거리다.
* 煙波(연파) : 멀리 연기나 안개가 자욱한 수면
* 幾暇臨池 : 한가한 때에 연못에 오다. 한가한 때에 글씨를 연습하다.
* 臨池 (임할 임, 못 지) : [문어] 글씨 쓰기를 익히다. 습자(習字)하다. [한대(漢代) 서예가 장지(張芝)가 글씨를 익힐 때 항상 연못물로 벼루를 씻어 연못물이 먹물로 검게 변하였다는 고사에서 나옴]【印記】
[鑑藏寶璽감장보새]
乾隆御覽之寶 건륭어람지보
重華宮鑒藏寶 중화궁감장보
嘉慶御覽之寶 가경어람지보
宣統御覽之寶 선통어람지보
宣統鑑賞 선통감상
無逸齋精鑑璽 무일재정감새
石渠寶笈 석거보급[收傳印記 수전인기]
項墨林父祕笈之印 항묵림부비책지인
墨林子 묵림자
天籟閣 천뢰각
子孫世昌 자손세창
子京父印 자경부인
子孫永保 자손영보
項墨林珍賞章 항묵림진상장
項子京家珍藏 항자경가진장
項叔子 항숙자
寄傲 기오
神遊心賞 신유심상
墨林山人 묵림산인
項元汴印 항원변인
平生真賞 평생진상
安儀周家珍藏 안의주가진장* 乾隆 건륭 (1736~1795) 청대 6대 황제 고종(高宗)의 연호, 정묘 1747년
* 嘉慶 가경 (1796~1820) 청대 7대 황제 인종(仁宗)의 연호
* 宣統 선통 (1909~1911) 청의 12대 황제 공종(恭宗)의 연호, 마지막 황제 부의(溥儀)
* 項元汴 항원변 (1524~1590) : 호는 묵림(墨林), 자는 자경(子京), 향림거사(香嚴居士)라 불림. 명말 유명 수장가, 대를 이어 수장 활동 계승.
* 安岐 안기 (1683~?) 조선 후기, 청대 서화 감장가. 자는 의주(儀周), 호는 녹촌(麓村), 송천노인(松泉老人). 그의 아버지 상의(尙義)는 조선의 외교사절단과 함께 북경으로 건너가서 돌아오지 않았다. 중국 텐진(天津)에서 강희제의 권신權臣 대신 납란명주(納蘭明珠)의 비호 아래 아버지와 함께 소금 장사로 거부가 된 뒤 많은 서화를 수집, 청초 4대 수장가 중 한 사람이 되었다. 그는 [감식인鑑識印]과 함께 [朝鮮人安岐之印 조선인안기지인] 이라는 도장을 찍어 자신의 출신을 밝히곤 했다. 그의 감식안은 매우 높이 평가받아 황제도 그 식견을 높이 샀고, 그의 도장이 있는 작품이면 진품으로 간주될 정도로 중국 서화사에서 신용을 받고 있다. 또한 자신의 수장품과 감상품의 진위 내용 등을 기록한 『묵연휘관(墨緣彙觀)』을 지어 서화 연구에 크게 기여하였다.【감상하기】
https://youtu.be/Yb_gJApKpao【사진출처】
painting.npm.gov.tw/Painting_Page.aspx?dep=P&PaintingId=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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