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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삼국지] #2. 유현덕참구입공 (劉玄德斬窛立功 )삼국지/그림으로 보는 삼국지 2021. 8. 15. 23:13728x90
劉玄德斬窛立功 유현덕참구입공
유현덕이 도적을 베고 공을 세우다.184년, 400년의 한 왕조를 타도하기 위해 황건적의 거센 바람이 일어난다. 조정에서는 주요 거점을 방비하고 의군을 모집하는 한편, 군대를 급파해 황건적이 낙양으로 진입하는 것을 저지하고자 했다. 이에 황제(영제靈帝)는 여강 태수 노식(盧植)을 북 중랑장으로 삼아 기주의 장각(張角)을 토벌하게 하고, 북지 태수 황보숭(皇甫嵩)과 교지 태수 주준(朱儁)을 각각 좌우 중랑장으로 임명하여 황건적에게 함락된 예주의 영천지역을 평정하도록 했다. 천하를 뒤흔드는 황건의 기세와 다급한 상황에 황제의 눈과 귀를 막고 있던 십상시도 어쩔 수 없이 쥐고 있는 권세를 조정 대신들에게 넘겨준다.
연의에서는 황제의 명을 받은 세 중랑장이 출정에 앞서 젊은 인재를 각각 천거하여 자신들의 선봉장으로 삼는 장면이 연출된다. 노식은 하남의 원소(袁紹)를, 황보숭은 패국의 조조(曹操)를, 주준은 하비의 손견(孫堅)을 각각 청하여 등용하는데, 문무를 겸비한 세 노장(老將)이다음 세대의 주역이 될 인물들을 소개하며 세대교체를 암시하고 있어 의미심장하다.
이때, 의병을 일으킨 유비는 유주로 가서 교위(校尉) 추정(鄒靖)의 군대에 합류한다. 그곳에서 유비는 500의 군사로 5만의 황건적을 격파하기도 하고, 적에게 포위되어 함락 직전인 청주 태수 공경(龔景)을 구원하기도 했다. 이후 주준 장군 휘하에서는 크고 작은 공을 세우며 황건 잔당을 뿌리 뽑는 일에 몰두한다. 유비와 그의 500 의병은 나라를 위해 공을 세웠다는 감개무량한 마음으로 주준 장군의 개선행렬과 함께 낙양으로 진군한다.
중앙군과 의병들의 활약으로 184년 2월 봉기한 황건적의 난은 11월이 되어 진압되었다. 장각 삼 형제의 사망으로 황건적의 난은 일단락되었지만, 민중을 기반으로 불어 오른 변혁의 바람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 바람을 타고 전국에서는 크고 작은 봉기와 폭동이 끊이지 않았다. 중앙 정부는 이들을 진압할 여력이 없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전국의 뜻있는 인물들은 다가 올 군웅할거의 난세를 예감하며 자연스레 몸을 일으켜 세력을 규합해 나간다.
1. 『만권루본 萬卷樓本』*『만권루본』: 1591년(만력 19년), 남경 만권루에서 간행된 『신간교정고본대자음석삼국지통속연의 新刊校正古本大字音释三國志通俗演義』
【그림 속 원문(原文)】劉玄德斬窛立功
유현덕참구입공유현덕이 도적을 베고 공을 세우다.
寇斬黃巾羽騎掦威花外轉
구참황건우기척위화외전功成赤手霓旌带釆日邉𢌞
공성적수예정대변일변회
황건을 베고 참하여, 우림군(황제의 근위군)의 기병이 밖으로 피어나는 세력을 도려내니,
공은 빈손으로(가진 것 없이) 이루어지고, 황제의 곁을 분별하는 오색 깃대는 방향을 되돌리네.① 窛(寇) 도적 구. 도적, 난리, 약탈하다. 침범하다. 노략질하다. 해치다. 베다. 자르다.
② 黃巾(황건) : 누런 수건.
후한 말(184) 장각 형제의 태평도(太平道)가 치유를 바탕으로 한 종교 세력에서, 후한의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에 대항하는 권력추구 집단으로 변모하는 양상을 보이며, 황건적의 난을 일으킨다. 이때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를 기대하는 백성들은 누런 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따라나섰다. 한나라 왕조를 의미하는 창천(蒼天)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황천(黃天)의 세계를 건설한다는 믿음의 표현이었다. (蒼天已死, 黃天當立, 歲在甲子 天下大吉 창천이사 황천당립 세재갑자 천하대길)
③ 羽騎(우기): 우림군(羽林軍:황제의 근위군)의 기병
④ 掦 들 척 (=剔 바를 척 :pick, pick out, 뼈에서 살을 발라내다. 쓸모없는 것을 제거하다.)
⑤ 威 위엄 위, 권위, 세력, 힘, 권세, 두려움.
⑥ 赤手 맨손, 빈손.
흔히 유비가 자신을 소개할 때 "전한의 6대 황제, 한 경제(景帝)의 아들 중산정왕(中山靖王) 유승(劉勝)의 후예"라고 소개한다. 나관중은 유비가 한실 종친임을 내세워 촉한 정통론의 입장을 대변하려 하지만 실제 중산정왕의 아들은 무려 120명에 달하여 그 자손에 자손들의 수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고 전해진다. 당시 사세오공의 명문가 출신 원소나, 중상시(中常侍) 세도가의 손자로 약관의 나이에 출세한 조조, 오군과 하비에 기반을 다진 손견과 비교하면 유비는 유씨 성의 한 갈래로 탁군에 정착했을 뿐, 이렇다 할 기반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아니어서, 가진 것 없이(赤手) 빈손으로 의병을 일으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⑦ 旌 기 정 (=旗: 새털로 장식한 기), 왕명을 받은 신하에게 신임의 표시(表示)로 주던 기. 천자(天子)가 사기를 고무할 때 쓰던 기
⑧ 邉 가 변 : 가장자리, 곁, 측면(側面), 변방(邊方: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가장자리 지역), 국경(國境), 국토(國土)의 끝, 두메(도회에서 멀리 떨어져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변두리나 깊은 곳), 모퉁이
⑨ 霓旌 오색 깃털을 단 깃발. (오색 깃발은 고대 제왕의 의장, 황제를 의미.)
⑩ 日邉(=日邉) : 태양의 부근. 도읍의 부근. 제왕의 옆.
⑪ 𢌞 돌 회: 돌다, 빙빙 돌다, 선회하다(旋回--), 방향을 바꾸다, 돌리다, 되돌리다
2. 『이탁오본 李卓吾本』 & 『모성산평점삼국지 毛聲山評點三國志』* 『이탁오본』: 만력 연간에(1573~1620) 간행된 『이탁오선생비평삼국지 李卓吾先生批评三国志』.
* 『모성산평점삼국지』 : 청초에 발행된 판본으로 『이탁오본』과 도상이 유사하지만 세밀한 묘사에 차이가 있다.
【그림 속 제목】劉玄德斬窛立功
유현덕참구입공유현덕이 도적을 베고 공을 세우다.
3. 『경본통속연의안감삼국지전京本通俗演義按鑒三國志傳』
*『신계경본교정통속연의안감삼국지전 新锲京本通俗演義按鑒三國志傳』을 말함. 명(明) 만력(萬曆) 33년 정씨(郑氏)가 연휘당(联辉堂) 삼원관(三垣馆)에서 간행.
【그림 속 원문(原文)】
張飛殺死 鄧茂落馬
장비살사 등무낙마장비가 죽여 목숨을 다하니 등무가 말에서 떨어지다.
*등무(鄧茂) : 탁현으로 쳐들어온 황건적의 장수 정원지의 부장. 장비의 장팔사모에 명치가 찔려 말에서 떨어진다. 정원지와 등무는 허구의 인물.【그림 속 원문(原文)】
玄德𢧐退 賊衆大敗
현덕전퇴 적중대패현덕이 싸우고 물러나니 도적떼가 크게 패했다.
【그림 속 원문(原文)】
関羽大𢧐 張角敗走
관우대전 장각패주관우가 크게 싸우니 장각이 패하여 도망쳤다.
【그림 속 원문(原文)】
張角兵敗 奔走無措
장각병패 분주무조장각의 병사가 패하니, 어찌할 바를 몰라 분주하다.
*無措(무조) 어찌할 바를 모르다. (手足無措: 손발을 놓을 곳이 없다. 매우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다. 대응책이 없다.)4. 『삼국지평화 三國志平話』
*『삼국지평화』 : 원말, 1321~1323(지치년간)의 『신간전상평화삼국지 新刊全相平話三國志』를 말함.
【그림 속 제목】破黃巾
파황건황건적을 격파하다.
【그림 속 제목】得勝班師
득승반사승리를 얻어 군사를 돌이키다.
https://www.wdl.org/zh/item/11400/
【참고도서】
나관중 지음, 이문열 평역, 「삼국지」, 민음사, 2003
나관중 지음, 모종강 정리, 송도진 옮김, 「삼국지」, 글항아리, 2019
바운드 지음, 전경아 역, 마츠다 타카시 감수, 「지도로 읽는다 삼국지 100년 도감」, 이다미디어, 2018728x90반응형'삼국지 > 그림으로 보는 삼국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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