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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삼국지] #3. 안희장비편독우 (安喜張飛鞭督郵 )삼국지/그림으로 보는 삼국지 2021. 8. 17. 16:43728x90
安喜張飛鞭督郵 안희장비편독우
안희현에서 장비가 독우를 매질하다.
황건적이 불러일으킨 거대한 변혁의 바람 속에서도 한 영제(靈帝)는 일말의 반성과 성찰 없이 악정과 착취를 이어나간다. 왕조의 끝자락에서 지식인들은 말과 글로 황제를 일깨우고자 했지만, 그러한 노력은 십상시가 둘러친 인(人)의 장막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난의 평정을 두고 이루어진 논공행상(論功行賞)은 불공정으로 점철되었고, 황건적의 난에서 공을 세운 것과 상관없이 뇌물의 유무에 따라 벼슬자리가 결정되었다. 매관매직은 궁궐의 후원에서 관직과 작위에 금액을 매겨 경매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그 행태는 더욱 노골적으로 변해갔다. 이렇게 팔려나가는 관직은 외상으로도 살 수가 있었고, 그러한 경우 부임 후 가격을 두배로 쳐서 내야 했기 때문에 관리들의 민중수탈은 더욱 심각해졌다. 인의 장막 속에서 십상시가 황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속 세상은 황건적의 난이 평정되어 평온하기만 했다.
난리가 한창일 때 숨죽여 눈치만 살피던 환관들은 외정(外廷) 대신들에게 넘겨준 대권을 되찾아 오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였다. 병권을 손에 쥐고 다시는 놓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로 자신들을 따르지 않는 이들을 모조리 제거해 나가기 시작했다. 황건적의 난에서 큰 공을 이룬 장수들도 그 간악한 칼끝을 피해 갈 수 없었고, 대표적으로 가장 큰 공을 세운 황보숭과 주준도 십상시의 뇌물 요구를 거절하고 결국 파직당한다. 공을 세우고도 죄인이 되는 세상이었다. 이러한 불합리와 불공정의 성행은 주요 관직에서부터 말단에 이르기까지 판을 치고 있었으니, 유비의 공이라고 해서 적절한 평가와 보상이 있을 리 만무했다.
낙양으로 입성한 유비는 오랜 기다림 끝에 안희현의 현위 자리를 맡게 된다. 이룬 공에 비해 너무 작은 벼슬이었다. 그것은 눈과 귀를 막은 황제의 무능과, 다시 득세하여 세상을 주무르려는 환관들의 욕심, 그리고 그에 호응하는 무리들의 욕망이 빚어낸 결과물이었다. 이후 황제와 십상시는 탐관오리를 축출한다는 명목으로 각처에 감찰관 독우(督郵)를 파견한다. 실상은 논공행상에 불만을 가진 이들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다. 독우는 위세를 부리며 뇌물을 요구했고 유비는 여기에 순순히 응하지 않았다. 이에 독우는 없는 허물을 만들어 유비를 파직시키고자 했다. 이 소식을 들은 장비는 분개하여 독우를 버들가지로 매우 쳐 꾸짖는다. 독우를 매질한 것은 황제에 대한 항명이었으므로, 유비는 인수(印綬)를 독우의 목에 걸어두고 형제들과 함께 도망길에 오르게 된다.
*인수(印綬) : 벼슬에 임명될 때 임금에게서 관인(官印)을 받는데, 그것을 몸에 차기 위해 관인의 꼭지에 끈을 매단 것.
1. 『만권루본 萬卷樓本』
*『만권루본』: 1591년(만력 19년), 남경 만권루에서 간행된 『신간교정고본대자음석삼국지통속연의 新刊校正古本大字音释三國志通俗演義』.
【그림 속 원문(原文)】安喜張飛鞭督郵
안희장비편독우안희현 장비가 독우를 매질하다.
震怒将軍威借柳條加下邑
진노장군위차류조가하읍含羞督吏淚沾衣袂轉郵亭
함수독리누첨의몌전우정
진노한 장군은 호통치며 버드나무 가지를 꾸어다 하읍(신체의 아랫부분, 종아리??)에 가하니,
수치스러운 기색의 감독관(督吏 독리)은 눈물로 옷소매를 적시고, 역참으로 돌아갔다.① 督郵 독우 : 전한 때 군을 보좌해 현을 감찰하기 위해 설치된 관직. / 정사 『삼국지』 「촉서」에서 「선주전」에는 독우가 안희연에 왔을 때 유비가 만나기를 청했으나 거절하자 유비 스스로 독우를 묶어 장 2백대를 때렸다고 나온다.
② 威 위협하다. 으르다. 협박하다. 압력을 가하다.
③ 柳條 : 버드나무 가지.
④ 下邑 하읍
⑤ 含羞 함수 : 수치, 치욕, 부끄러움 등... 수줍은 기색을 띰.
⑥ 吏벼슬아치 리. 관리
⑦ 涙 눈물 루. 沾 더할 첨.⑧ 衣袂 의몌 옷소매. 윗옷의 좌우에 두 팔을 뀌는 부분.
⑨ 郵亭 우정 : 역참의 객사.
2. 『이탁오본 李卓吾本』 & 『모성산평점삼국지 毛聲山評點三國志』
* 『이탁오본』: 만력 연간에(1573~1620) 간행된 『이탁오선생비평삼국지 李卓吾先生批评三国志』.
* 『모성산평점삼국지』 : 청초에 발행된 판본으로 『이탁오본』과 도상이 유사하지만 세밀한 묘사에 차이가 있다.
【그림 속 제목】
安喜張飛鞭督郵
안희장비편독우안희현 장비가 독우를 매질하다.
3. 『유향당회상삼국지 遺香堂繪像三國志』
*『유향당회상삼국지』: 명말(明末) 안휘성(安徽) 신안현(新安) 황씨(黄氏)가 판각.
4. 『경본통속연의안감삼국지전京本通俗演義按鑒三國志傳』
*『신계경본교정통속연의안감삼국지전 新锲京本通俗演義按鑒三國志傳』을 말함. 명(明) 만력(萬曆) 33년 정씨(郑氏)가 연휘당(联辉堂) 삼원관(三垣馆)에서 간행.
【그림 속 원문(原文)】
張飛怒 打 ? 𨜚
장비노 타독우장비가 노하여 독우를 때리다.
5. 『삼국지평화 三國志平話』
*『삼국지평화』 : 원말, 1321~1323(지치년간)의 『신간전상평화삼국지 新刊全相平話三國志』를 말함.
【그림 속 제목】
張飛鞭督郵
장비편독우장비가 독우를 매질하다.
【사진출처】
https://www.wdl.org/zh/item/11400/
【참고도서】
나관중 지음, 이문열 평역, 「삼국지」, 민음사, 2003
나관중 지음, 모종강 정리, 송도진 옮김, 「삼국지」, 글항아리, 2019
바운드 지음, 전경아 역, 마츠다 타카시 감수, 「지도로 읽는다 삼국지 100년 도감」, 이다미디어, 2018728x90반응형'삼국지 > 그림으로 보는 삼국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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