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삼국지] #7. 폐한군동탁농권 (廢漢君董卓弄權)

廢漢君董卓弄權 폐한군동탁농권

한 황제를 폐하고 동탁이 권력을 농락하다.

좌. 만권루본 삽화, 1591년 / 우. 이탁오본 삽화, 만력(1573~1620)연간

수도의 실권을 장악한 동탁은 다시 한번 황제의 폐위를 논하고자 황궁에서 연회를 열고 대신들을 초대한다. 새로운 황제 옹립을 거듭 종용하니 이 자리에서는 오직 원소만이 나서서 동탁을 꾸짖었다. 동탁은 자신의 뜻을 거스르는 원소를 죽이려 했으나 모사이자 사위인 이유가 이를 만류했다. 이내 원소는 관직을 버리고 자신의 군대와 함께 근거지인 기주(冀州)로 돌아가 버린다. 동탁은 오히려 그런 원소를 용서하고 발해 태수로 임명하는데, 이는 사세삼공의 원소 집안을 따르는 문하생과 호걸들의 집결을 염두한 조처였다. 원소가 자리를 떠나고 남아있는 문무백관들의 찬성을 얻어낸 동탁은 소제의 폐위와 새 황제 즉위 일정을 결정한다.

189년 9월 초하룻날, 동탁은 가덕전(嘉德殿)에 문무백관을 모아놓고 검을 뽑아 들었다. 자신의 뜻대로 새로운 천자를 세우고 스스로 상국(相國)이 되었으니, 이날 이후로 나날이 방자하고 포악해졌다. 영안궁에 가둔 폐제(廢帝)와 하태후(何太后)를 죽이는가 하면 매일 밤 궁녀들을 희롱했고, 심지어 봄놀이 중인 백성들을 도적으로 몰아 무자비한 살육과 약탈을 자행하니 동탁의 잔인하고 가혹한 폭정은 끊일 줄 몰랐다.

* 폐립(廢立) : 임금을 폐(廢)하고 새로운 임금을 맞아 세움.
* 사세삼공(四世三公): 사대째 삼공을 지낸 명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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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만권루본 萬卷樓本』

*『만권루본』: 1591년(만력 19년), 남경 만권루에서 간행된 『신간교정고본대자음석삼국지통속연의 新刊校正古本大字音释三國志通俗演義』.

 

 

『신간교정고본대자음석삼국지통속연의 新刊校正古本大字音释三國志通俗演義』, 내부판화, 1591년

【그림 속 원문(原文)】

廢漢君董卓弄權
폐한군동탁농권

한 황제를 폐하고 동탁이 권력을 농락하다.

 

放置故君豈效阿衡伊尹聖
방치고군기효아형이윤성

趨承新主竟貽驂乗霍光羞

촉승신주경이참승곽광수

고대에 임금을 방치하였으니, 어찌 아형 이윤의 탁월함을 본받지 않겠는가.
새로운 군주의 승계를 재촉하니, 마침내 참승하는 곽광의 치욕을 전하네.

① 弄權(농권) : 권력(權力)을 제 마음대로 씀. 함부로 권력을 농락함.
② 阿衡(아형): 상대(商代)의 관직명. 상나라의 탕(汤)을 보좌하여 하나라 걸(桀)을 치고 상을 건립했던 이윤(伊尹)을 말함. 이윤은 탕의 적장자(嫡長子) 태갑(太甲)이 재위에 올랐으나 사리에 어두워 법도를 파괴하자 동궁으로 추방한 일이 있었다. 태갑은 3년의 시간 동안 개과천선하여 다시 재위에 올랐다.
③ 趨 재촉할 촉
④ 驂乗(참승) : 곁마 참, 탈 승. 곁마를 타다. 임금을 모시고 곁에서 수레를 탐.
⑤ 霍光(곽광) : 전한 말기 정치인. 한 무제의 유지를 이어 소제를 보필한다. 소제가 후사 없이 붕어하면서 힘에 공백이 생기고, 곽광은 황제를 옹립하고 폐할 수 있는(廢立) 막강한 권한을 쥐게 된다. 소제의 뒤를 이어 창읍왕 유하가 즉위하지만 제사 중 무례를 범했다는 이유로 곽광이 27일 만에 폐위시킨다. 이후 황족의 후손으로 18년간 평민으로 지냈던 유병이 선제로 즉위한다. 『한서6권』 「곽광전」에는 소제가 처음 즉위하여 고묘를 알현할 때 곽광이 신하의 예로 참승 동행했는데, 선제의 마음은 곽광이 두려워 등에 가시가 찔리는 것 같았다는 기록이 있다. 곽광이 사망하고 그동안 겸양하던 선제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곽광의 장례를 후하게 치러주면서도 조정에서 곽 씨 일가를 서서히 축출한다. 이에 불만을 품고 곽 씨 가문은 여러 차례 역모를 꾀하는데, 전적으로 역모가 드러났을 때 선제는 황후로 있던 곽광의 딸을 폐위시키고 곽 씨 일가를 멸족시킨다. 선제는 곽광에게 받았을 폐립(廢立)의 압박을 일시에 해소하고 선정을 펼친다.
⑥ 羞 부끄러울 수. 수치, 치욕, 부끄러움.

 

2. 『이탁오본 李卓吾本』 & 『모성산평점삼국지 毛聲山評點三國志』

* 이탁오본: 만력 연간에(1573~1620) 간행된 「이탁오선생비평삼국지(李卓吾先生批評 三國志)」

* 『모성산평점삼국지』 : 청초에 발행된 판본으로 『이탁오본』과 도상이 유사하지만 세밀한 묘사에 차이가 있다.

좌. 『이탁오선생비평삼국지 李卓吾先生批评三国志』, 명대 만력연간./ 우. 『모성산평점삼국지 毛聲山評點三國志』, 청초淸初

 

【그림 속 제목】

廢漢君董卓弄權
폐한군동탁농권

한 황제를 폐하고 동탁이 권력을 희롱하다.

 

 

3. 『경본통속연의안감삼국지전京本通俗演義按鑒三國志傳』

*『신계경본교정통속연의안감삼국지전 新锲京本通俗演義按鑒三國志傳』을 말함. 명(明) 만력(萬曆) 33년 정씨(郑氏)가 연휘당(联辉堂) 삼원관(三垣馆)에서 간행.

 

 

『신계경본교정통속연의안감삼국지전 新锲京本通俗演義按鑒三國志傳』, 1605.

【그림 속 원문(原文)】

董卓宴群 臣義廢立
동탁연군 신의폐립

동탁이 연회를 베풀어 사람을 모으고, 대신들은 폐립이 옳다하네.

 

 

 

 

4. 『삼국지평화 三國志平話』

*『삼국지평화』 : 원말, 1321~1323(지치년간)의 『신간전상평화삼국지 新刊全相平話三國志』를 말함.

 

『삼국지평화 三國志平話』 , 원말

【그림 속 제목】

董卓弄權
동탁농권

동탁이 권력을 농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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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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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刊校正古本大字音释三国志通俗演义.卷01至06.总十二卷.明.罗贯中.编次.明万历十九年书林周曰

 

https://www.wdl.org/zh/item/11400/

李卓吾先生批评三国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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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서】
나관중 지음, 이문열 평역, 「삼국지」, 민음사, 2003
나관중 지음, 모종강 정리, 송도진 옮김, 「삼국지」, 글항아리, 2019
바운드 지음, 전경아 역, 마츠다 타카시 감수, 「지도로 읽는다 삼국지 100년 도감」, 이다미디어,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