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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필用筆 - 청재당화학천설 靑在堂畫學淺說개자원화보 芥子園畵譜/본문읽기 2022. 3. 29. 16:58728x90
【원문】 用筆
古人雲:“有筆有墨。”筆墨二字,人多不曉,畫豈無筆墨哉。但有輪廓,而無皴法,即謂之無筆;有皴法,而無輕重向背雲影明晦,即謂之無墨。王思善曰:“使筆不可反為筆使。”故曰石分三面。此語是筆亦是墨。
凡畫有用畫筆之大小蟹爪者,點花染筆者,畫蘭與竹筆者,有用寫字之兔毫湖穎者,羊毫雪鵝柳條者,有慣倚毫尖者,有專取禿筆者,視其性習,各有相近,未可執壹。
鹿柴氏曰:“雲林之仿關仝,不用正峰,乃更秀潤,關仝實正峰也。李伯時書法極精,山谷謂其畫之關鈕,透入書中,則書亦透畫中矣。錢叔寶遊文太史之門,日見其搦管作書,而其畫筆益妙。夏詠與陳嗣初王孟端相友善,每於臨文,見草,而竹法愈超。與文士熏陶實資筆力不少。又歐陽文忠公用尖筆幹墨,作方闊字,神采秀發,觀之如見其清眸豐頰,進趨曄如。徐文長醉後拈寫字敗筆,作拭桐美人,即以筆染兩頰。而豐姿絕代,轉覺世間鉛粉為垢,此無他蓋其筆妙也。用筆至此,可謂珠撒掌中,神遊化外。書與畫均無歧致。不寧惟是,南朝詞人直謂文為筆。沈約傳曰:“謝元暉善為詩,任彥升工於筆。”庾肩吾曰:“詩既若此,筆又如之。”杜牧之曰:“杜詩韓筆愁來讀,似倩麻姑癢處抓。”夫同此筆也,用以作字作詩作文,俱要抓著古人癢處,即抓著自己癢處。若將此筆,作詩作文與作字畫,俱成壹不痛不癢,世界會須早斷此臂,有何用哉?”【독해】 용필
옛 사람이 유필유묵(有筆有墨)이라 했다. 필(筆)과 묵(墨) 두 글자를 많은 사람들이 깨치지 못했지만, 어찌 그림에 필(筆)과 묵(墨)이 없겠는가? 다만 윤곽이 있으나, 준법이 없는 것은 '필이 없다.'고 한다. 준법이 있으나 경중(輕重), 향배(向背), 운영(雲影), 명회(明晦)가 없는 것은, 곧 '묵이 없다.'고 한다. 왕사선이 말하기를, '붓을 운용함에 도리어 붓이 제멋대로 휘두르게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러므로 바위는 삼면을 구분한다고 말했는데, (즉, 삼면을 구분하여 그린다.) 이 말은 필(筆)에 대한 것이고, 또 묵(墨)에 대한(墨) 것이기도 하다.
무릇 그림을 그림에 크고 작은 해조(蟹爪)의 화필을 쓰는 사람이 있고, 염필(染筆)로 꽃을 그리는 자가 있고, 죽필로 난을 그리는 자가 있으며, 글자를 쓰는 호주 지방의 토끼털 붓을 쓰는 자가 있고, 설아유조(雪鵝柳條)의 양털로 된 붓을 쓰는 자가 있으며, 뾰족한 붓에 의지하는 것이 익숙한 자가 있고, 오직 몽당붓을 취하는 자가 있으니, 그 성질과 관습으로 보아, 사람마다 친근한 것이 있어, 한가지만 고집할 수 없다.
녹시씨가 이르기를, 예운림은 관동을 모방했는데, 직필(直筆)을 쓰지 않아, 도리어 더욱 빼어나고 윤택하니, 관동은 직필(直筆)에 충실했다. 이백시의 서법은 지극히 정교했으니, 산곡이 그 그림의 요체에 대해 말하기를, (그림의 요체가)글 속에 스며들어, 글 역시 그림속에 스며들었다고 했다. 전숙보는 문태사의 문하에서 배우며, 매일 그가(문징명이) 붓을 잡고 글 쓰는 것을 보았으니, 그의 화필이 한층 묘해졌다. 하창은 진사초, 왕맹단과 서로 우애가 좋아서, (그들이) 매일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보았으니, 죽법(竹法)이 더욱 뛰어나게 되었다. 선비들과 더불어 주고받은 영향은 실로 필력에 도움됨이 적지 않다. 또 구양문충공은 뾰족한 붓과 마른 먹으로, 폭이 넓은 글씨를 썼는데, (글자의) 신채(神采)가 빼어나고 훌륭했다. 그의 글자를 보는 것은 그의 맑은 눈과 포동포동한 볼을 보는 것과 같으니, 힘써 얼굴빛을 환하게 하는것이다. 서문장이 술 취한 후 글 쓰는 몽당붓을 잡고, 거문고 뜯는 미인을 그리니, 곧 붓으로 두 볼을 물들였다. (그) 자태가 비할 데 없이 빼어나, 세상에 전하여 드러난 채색이 부끄럽게 되니, 이는 그 필의 아름다움을 덮을 다른 것이 없는 것이다. (그 필의 아름다움에 달리 덧칠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용필(用筆)이 이러한 경지에 이르니, 진주가 손바닥 속에서 흩뿌려지고, 정신이 조화(造化) 밖을 노닌다고 할 만하다. 글과 그림은 가지런하여 갈림길에 이름이 없다. (다르지 않다.) ...(???)... , 남조의 문사(文士)들은 한결같이 문(文)을 필(筆)이라고 했다. 『심약전 沈約傳』,에 이르기를 사원휘는 시를 잘 지었고, 임언장은 필에 뛰어났다고 했다. 유견오가 이르기를 시가 이미 이러함과 같으니, 필 역시 그와 같다고 했다. 두목지(杜牧之)가 이르기를 두보의 시(詩)와 한유의 필(筆=文)을 근심에 일독하니, 마고(麻姑)를 청하여 가려운 곳을 긁는 것과 같다고 했다. 대저 같은 필이로구나. 글을 짓고, 시를 짓고, 문장을 짓기위해 (필을) 사용함은, 모두 고인의 가려운 곳을 긁어내려 하는 것이니, (그것은) 곧 자기의 가려운 곳을 긁어내는 것이다. 만약 이 필(붓)이, 시를 짓고, 글을 짓고, 더불어 서화(書畵)를 짓는데, 온전히 갖추어 이룬 것이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다면, 세상이 반드시 그 붓자루를 서둘러 꺾어야 하니, 어찌 쓸모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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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
用筆
용필
古人云有筆有墨。筆墨二字,人多不曉,畫豈無筆墨哉。
고인운유필유묵。필묵이자,인다불효,화기무필묵재。옛사람이 유필유묵이라고 말했다. (즉, 필이 있고 묵이 있다고 말했다.)
필(筆)과 묵(墨) 두 글자를, 많은 사람이 깨치지 못했는데, 그림에 어찌 필(筆)과 묵(墨)이 없겠는가?* 雲(운) : =云, 말하다. 이르다.
* 有筆有墨(유필유묵) : 당 말 형호는 자신의 화론 『필법기 筆法記』에서 그림의 여섯 가지 요체(六要)중 다섯째와 여섯째로 필(筆)과 묵(墨)을 말한다. 그는 필(筆)과 먹(墨)의 관계를 염두한 용필법을 창안하고, 필과 묵을 겸비하는 유필유묵을 강조했다.
但有輪廓,而無皴法,即謂之無筆。
단유윤곽,이무준법,즉위지무필。
有皴法,而無輕重向背雲影明晦,即謂之無墨。
유준법,이무경중향배운영명회,즉위지무묵。다만 윤곽이 있으나, 준법이 없는 것은, 곧 '필이 없다.' 말한다.
준법이 있으나 경중(輕重), 향배(向背), 운영(雲影), 명회(明晦)가 없는 것은, 곧 '묵이 없다.'라고 말한다.* 경중(輕重) : 가벼움과 무거움.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
* 향배(向背) : 앞 뒤. 방향. 향하는 곳과 등지는 것.
* 운영(雲影) : 먹의 번짐.
* 명회(明晦) :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
王思善曰使筆不可反為筆使。故曰石分三面。此語是筆亦是墨。
왕사선왈사필불가반위필사。고왈석분삼면。차어시필역시묵。왕사선이 말하기를 , 붓을 운용함에 도리어 붓이 제멋대로 휘두르게 해서는 안된다. 그러므로 바위는 삼면을 구분한다고 말했다.(즉, 삼면을 구분하여 그린다.) 이 말은 필(筆)에 대한 것이고, 또 묵(墨)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王思善(왕사선, 1333-?) : 王繹(왕역). 자는 사선(思善), 호는 치절(痴絶), 치절생(痴絶生). 원 후반 강남지역 유명한 초상화가. 최초의 초상화 이론 『사상비결寫像秘訣』 저술. 왕역이 인물을 그리고 예찬이 나무와 바위를 그려 함께 완성한 「양죽서소상 楊竹西小像」이 남아있다.
* 石分三面(석분삼면) : 바위는 삼면을 구분한 / 삼면을 구분하여 그린다. / 삼면을 구분하여 향배(向背)를 갖춘다는 뜻.
凡畫有用畫筆之大小蟹爪者,點花染筆者,畫蘭與竹筆者,
범화유용화필지대소해조자,점화염필자,화란여죽필자,무릇 그림을 그림에 크고 작은 해조의 화필을 쓰는 사람이 있고, 염필(染筆)로 꽃을 그리는 자가 있고, 죽필로 난을 그리는 자가 있으며,
* 蟹爪(해조) : 게의 발톱을 닮은 화필.
* 染筆(염필): 붓에 먹이나 물감을 묻힘.
有用寫字之兔毫湖頴者,羊毫雪鵝柳條者,
유용사자지토호호영자,양호설아유조자,글자를 쓰는 호주의 빼어난 토끼털 붓을 쓰는 자가 있고, 설아유조(雪鵝柳條)의 양털로된 붓을 쓰는 자가 있으며,
* 兔毫(토호) : 토끼털, 모필(毛筆)을 일컫는 말.
* 湖(호) : 湖州(호주) , 중국 저장성 북부 태호(太湖) 남쪽의 도시. 강남에서 제일 먼저 개발된 오흥(吳興) 지역의 중심. 호필(湖筆)이라 불리는 붓이 유명하다.
* 雪鵝柳條(설아유조) : ???
有慣倚毫尖者,有專取禿筆者,視其性習,各有相近,未可執壹。
유관의호첨자,유전취독필자,시기성습,각유상근,미가집일。뾰족한 붓에 의지하는 것이 익숙한 자가 있고, 오직 몽당붓을 취하는 자가 있으니,
그 성질과 관습으로 보아, 사람마다 친근한 것이 있어, 하나만 고집할 수 없다.* 近(근) : 가까이하다. 사랑하다. 총애하다.
鹿柴氏曰雲林之仿關仝,不用正峰,乃更秀潤,關仝實正峰也。
녹시씨왈운림지방관동,불용정봉,내갱수윤,관동실정봉야。녹시씨가 이르기를, 예운림이 관동을 모방했는데, 직필(直筆)을 쓰지 않아, 도리어 더욱 빼어나고 윤택하니, 관동은 직필(直筆)에 충실했다.
* 雲林 : 원대 화가 예찬 (倪瓚, 1301-1374)을 말함.호가 운림(雲林). 字는 원진(元眞). 그는 먹을 금처럼 아껴 화면에 붓질이 많지 않고 빈 공간이 많았다. 빈 공간에는 쓸쓸함이 가득하여 품격이 담담하고 간결했다.
* 關仝 : 관동 (關仝, 907?~960?) : 오대말 송대초 장안 사람. 형호의 추종자로 산시 성 일대의 추산과 한림도(秋山寒林圖)를 즐겨 그렸다. 남북 산수화의 성취를 대표하는 화가로 꼽히며, 관가산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특색 있는 그림을 그렸다.
* 正峰(정봉) : 正鋒, frontal attack, 그림의 붓놀림 중 직필(直筆)을 말함.
李伯時書法極精,山谷謂其畫之關鈕,透入書中,則書亦透畫中矣。
이백시서법극정,산곡위기화지관유,투입서중,즉서역투화중의。이백시의 서법은 지극히 정교했으니, 산곡이 그 그림의 요체에 대해 말하기를, (그림의 요체가)글 속에 스며들어, 글 역시 그림속에 스며들었다고 했다.
* 李伯時(이백시, 1049-1106) : 북송의 문인화가 이공린(李公麟)을 말함. 호는 용면거사(龍眠居士). 자는 백시(伯時). 명문가 출신으로 집안에 전해오는 명작을 보고 익혀 시와 그림에 뛰어났다. 1070년, 관직생활을 시작했고 1100년, 건강상의 이유로 용면산(龍眠山)에 들어가 그림으로 여생을 보낸다. 도석 인물에 문인의 정서를 가미하여 백묘(白描) 기법을 발전시켰다.
* 透入(투입) : 스며들다.
* 山谷(산곡) : 송대 후기 시인 황정견(黃庭堅, 1045-1105)을 말함. 자는 노직(魯直), 호는 산곡(山谷). 소식 문하의 일인자. 소식과 함께 소·황(蘇·黃)으로 칭해져 북송 시인을 대표한다. 행서와 초서에 뛰어난 기량을 보였다.
* 關鈕 : 빗장(문을 닫고 잠그는 막대기)과 인꼮지(도장의 손잡이). 요긴하고 중요한 지점을 비유함.
錢叔寶遊文太史之門,日見其搦管作書,而其畫筆益妙。
전숙보유문태사지문,일견기익관작서,이기화필익묘。전숙보는 문태사의 문하에서 배우며, 매일 그가(문징명이) 붓을 잡고 글 쓰는 것을 보니, 그의 화필이 한층 묘해졌다.
* 錢叔寶(전숙보) : 명대의 서화가 전곡(錢穀, 1508-1578)을 말함. 자는 숙보(叔寶), 호는 경실(罄室). 문징명의 제자로 시서화에 능한 서화가이자, 희귀한 서적을 수집하는 장서가 이기도 했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가난하여 장성한 후부터 글을 읽게 되었는데, 문징명의 문하에서 그의 책을 빌려 읽었다.
* 文太史(문태사) : 명나라의 문인화가 문징명(文徵明, 1470-1559)을 말함. 초명이 벽(壁). 자가 징명(徵明). 호는 형산(衡山), 형산거사(衡山居士), 정운생(停雲生) 등. 아버지의 권유로 오관(吳寬)에게 시문을, 심주(沈周)에게 그림을, 이응정(李應禎)에게 글씨를 배웠다. 평생 아침에 일어나 글씨를 연마하여 각종 서체에 능했다. 산수와 화조를 잘 그려 심주, 당인, 구영과 함께 명사대가로 불린다.
* 搦管(익관) : 붓을 잡다. 글을 쓰다.
夏㫤與陳嗣初王孟端相友善,每於臨文,見草,而竹法愈超。
하창여진사초왕맹단상우선,매어임문,견초,이죽법유초。하창은 진사초, 왕맹단과 서로 우애가 좋아, (그들이) 매일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보았으니, 죽법(竹法)이 더욱 뛰어나게 되었다.
* 㫤 (해길 창) : =昶, 해가 길다. 환하다. 밝다 트이다. 통달하다.
* 夏㫤(하창, 1388-1470?) : 자는 중소(仲昭). 명초 시서화(詩書畵)에 능한 문인화가로 묵죽(墨竹)이 당대 최고였다.
* 臨文(임문) : 책을 스승이나 시관 앞에 펴 놓고 글을 읽음.
* 陳嗣初(진사초, 1558-1639) : 진계유(陳繼儒)를 말함. 명의 서예가이자 화가. 자는 중순(仲醇), 사초(嗣初). 호는 미공(眉公). 소식과 미불의 서체를 계승했고 동기창과 교우함. 풍류와 문필 생활로 일생을 보냄.
* 王孟端(왕맹단, 1362-1416) : 왕불(王紱)을 말함. 원말명초의 학자이자 문인화가. 자는 맹단(孟端). 호는 구룡산인(九龍山人), 우석(友石). 원말사대가 왕몽에게 산수를 배웠고, 예찬에게 바위와 대나무를 배웠는데, 특히 묵죽이 뛰어났다.
與文士熏陶實資筆力不少。
여문사훈도실자필력불소。선비들과 더불어 주고받은 영향은 실로 필력에 도움됨이 적지 않다.
* 文士(문사) : 문인. 학자. 문필(文筆)에 뛰어난 선비.
* 熏陶(훈도) : 훈도하다. 장기적으로 영향을 끼치다.
又歐陽文忠公用尖筆乾墨,作方闊字,神采秀發,觀之如見其清眸豐頰,進趨曄如。
우구양문충공용첨필간묵,작방활자,신채수발,관지여관기청모풍협,진추엽여。또 구양문충공은 뾰족한 붓과 마른 먹을 써서, 폭이 넓은 글씨를 썼는데, (글자의) 신채(神采)가 빼어나고 훌륭했다.
그의 글자를 보는 것은 그의 맑은 눈과 포동포동한 볼을 보는 것과 같으니, 힘써 얼굴빛을 환하게 하는것이다.* 歐陽文忠(구양문충공) : 북송 산문의 대가, 구양수(歐陽脩, 1007-1072)를 말함. 자는 영숙(永叔), 취옹(醉翁), 육일거사(六一居士) 등이며 시호 문충(文忠)을 따서 후대인들이 구양문충공(歐陽文忠公)이라고 불렸다. 소식(蘇軾)을 발굴한 인물이기도 하다.
* 乾墨(간묵) : 마른 먹. 수분이 적은 붓이 지나간 자리에는 먹이 묻은 곳과 묻지 않은 곳이 동시에 생겨난다. 이렇게 하얗게 남은 부분이 생기도록 글 쓰는 법을 비백(飛白)이라고 한다.
* 闊(넓을 활) : = 濶 (공간이) 넓다. 광활하다. (시간이) 멀다. 아득하다. / 폭. 너비.
* 方闊字(활방자) : 폭이 넓은 글자.
* 神采(신채) : 정신과 풍채. 안색. 기색. 정기. 풍채. 고상한 아취.
* 秀發(수발) : 재주와 지혜, 또는 풍채가 뛰어나고 훌륭함.
* 豐頰(풍협) : 포동포동한 볼. 통통하게 살이 붙어 탐스러운 뺨.
* 曄(빛날 엽) : 빛, 번창하다. 번성하다. 생기가 넘치다. 얼굴빛이 환하게 빛나다.
徐文長醉後拈寫字敗筆,作拭桐美人,即以筆染兩頰,
서문장취후염사자패필,작식동미인,즉이필염양협,
而豐姿絕代,轉覺世間鉛粉為垢,此無他蓋其筆妙也。
이풍자절대,전각세간연분위구,차무타개기필묘야。서문장이 술 취한 후 글 쓰는 몽당붓을 잡고, 거문고 뜯는 미인을 그리니, 곧 붓으로 두 볼을 물들였다.
자태가 비할 데 없이 빼어나, 세상에 전하여 드러난 채색이 부끄럽게 되니, 이는 그 필의 아름다움을 덮을 다른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그 필의 아름다움에 달리 덧칠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徐文長 : 명대 문인 서위(徐渭, 1521-1593)를 말함. 자는 문청(文淸), 문장(文長), 천지(天池). 호는 청등(淸藤), 천지생(天池生), 전수월(田水月), 금루(金垒) 등. 다재다능하여 시문, 희극, 서화 등을 모두 잘하였는데,스스로, 서예가 제일, 시가 제이, 문장이 제삼, 그림이 제사라고 했다. 분방한 필세는 기이해서 독특한 풍격을 이루었고, 묵색이 아름다워 진계유(陣繼儒), 팔대산인(八大山人)등 근세의 문인과 묵희(墨戲)에 큰 영향을 끼쳤다.
* 敗筆(패필) : 몽당붓, 못쓰게 된 붓. 독필(禿筆) / 그림, 시문, 글씨 등의 결점.
* 拭桐美人(식동미인) : 거문고를 뜯는 미인
* 豐姿(풍자) : 풍채, 자태
* 絕代(절대) : 견줄 만한 것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고 빼어남. 절세(绝世)
* 鉛粉(연분) : 화장을 하는데 바르는 분. 연백분.
用筆至此,可謂珠撒掌中,神遊化外。
용필지차,가위주살장중,신유화외。
書與畫均無歧致。
서여화균무기치。용필(用筆)이 이러한 경지에 이르니, 진주가 손바닥 속에서 흩뿌려지고, 정신이 조화(造化) 밖을 노닌다고 할 만하다.
글과 그림은 모두 갈림길에 도달함이 없다.(글과 그림이 다르지 않다.)* 掌中(장중) : 주먹 안. 손바닥 안.
* 造化(조화) : 만물이 낳고 자라고 죽게 하는 대자연의 이치. 대자연.
不寧惟是,南朝詞人直謂文為筆。
불령유시,남조사인직위문위필。???, 남조의 문사(文士)들은 한결같이 문(文)을 필(筆)이라고 했다.
* 不寧(불령) : 차라리~(하는 편이 낫다.) ~일 뿐만 아니라. 편안하지 않다.
* 詞人(사인) : 문사(文士)
沈約傳曰謝元暉善為詩,任彥升工於筆。
심약전왈사원휘선위시,임언장공어필。『심약전 沈約傳』,에 이르기를 사원휘는 시를 잘 지었고, 임언장은 필에 뛰어났다고 했다.
* 沈約(심약, 441-513) : 위진 남북조 시대 송(宋), 제(齊), 양(梁)의 정치가이자 문인. 자는 휴문(休文). 호는 은후(隱侯), 동양(東陽). 시호는 은(隱). 당대의 대학자로 『진서晉書』, 『송서 宋書』, 『제기齊紀』, 『무제본기(武帝本紀)』, 『문장지(文章志)』등 많은 저작을 남겼다. 또한 음운학의 거두로 『사성운보 四聲韻譜』를 지필하여 문자를 平,上,去,入의 사성으로 나누기 시작했다.
* 謝元暉(사원휘) : 위진남북조 시대 제(齊)의 시인. 사조(謝朓, 464-499)를 말함. 자는 현휘(玄暉). 음율미를 추구하는 영명체(永明體)를 능숙하게 구사하여 시를 지었다. 시선(詩仙)으로 추앙받는 당대 이백(李白)도 그의 시를 찬미했다.
* 任彥升(임언장) : 임방(任昉)을 말함. 자가 언장(彥升). 심약(沈約), 사조(謝朓)와 함께 경릉팔우( 竟陵八友 : 남제南齊시기, 경릉왕(竟陵王) 휘하의 문학 집단)에 속한다.
* 筆 = 문(文)을 말하는 것.
庾肩吾曰詩既若此,筆又如之。
유견오왈시기약차,필우여지。유견오가 이르기를 시가 이미 이러함과 같으니, 필 역시 그와 같다고 했다.
* 庾肩吾(유견오, 487-551) : 자는 신지(愼之). 중국 남북조시대 양(梁)의 시인. 그의 저서 『서품(書品)』은 역대의 서예가 123명을 품평하여 글자의 기원과 발전을 기록했다. 이는 후세의 서예 품평뿐 아니라 서예 감상의 기준이 되었다.
杜牧之曰杜詩韓筆愁來讀,似倩麻姑癢處抓。
두목지왈두시한필수래독,사청마고양처조。두목지(杜牧之)가 이르기를 두보의 시(詩)와 한유의 필(筆=文)을 근심에 일독하니, 마고(麻姑)를 청하여 가려운 곳을 긁는 것과 같다고 했다.
* 杜牧之(두목지) : 만당 시기의 시인, 두목(杜牧, 803-852)을 말함. 자는 목지(牧之). 호는 번천(樊川). 중당의 시인 두보(杜甫)와 작풍이 비슷했는데, 두보를 칭하는 노두(老杜)와 구분하여 소두(小杜)라 불렸다.
* 杜詩韓筆(두시한필) : 두보(杜甫)의 시와 한유(韓愈)의 문장.
* 두보(杜甫, 712-770) : 당대 시인. 자는 자미(子美). 호는 소릉야로(少陵野老). 이백(李白, 701-762)과 함께 중국 시문학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데, 사회를 풍자하며 민중의 고단한 삶을 노래한 두보는 시성(詩聖)이요. 강산의 풍류와 낭만을 노래한 이백은 시선(詩仙)이라 불린다.
* 한유(韓愈, 768-824) : 당대 문장가. 당송 팔대가의 한 사람. 자는 퇴지(退之). 호는 창려(昌黎). 시호는 문공(文公).
* 麻姑(마고) : 십 대 소녀의 모습을 한 선녀(仙女). 『열선전列仙傳』에 그는 새 발톱처럼 긴 손톱을 가졌는데 사람들이 그의 손을 빌어 가려운 곳을 긁고자 하면 갑자기 쇠로 된 채찍을 휘둘렀다고 전한다.
夫同此筆也,用以作字作詩作文,俱要抓著古人癢處,即抓著自己癢處。
부동차필야,용이작자작시작문,구요조저고인양처,즉조저자기양처。대저 같은 필(붓)이로구나. 글을 짓고, 시를 짓고, 문장을 짓기위해 (필을) 사용함은, 모두 고인의 가려운 곳을 긁어내려 하는 것이니, (그것은) 곧 자기의 가려운 곳을 긁어내는 것이다.
* 癢處(양처) : 가려운 곳. 바라는 바.
若將此筆,作詩作文與作字畫,俱成壹不痛不癢,世界會須早斷此臂,有何用哉?
약장차필,작시작문여작자화,구성일불통불양,세계회수조단차비,유가용재?만약 이 필(붓)이, 시를 짓고, 글을 짓고, 더불어 서화(書畵)를 짓는데, 온전히 갖추어 이룬 것이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다면, 세상이 반드시 그 붓자루를 서둘러 꺾어야 하니, 어찌 쓸모가 있겠는가?
* 不痛不癢(불통불양) :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다. 이도 저도 아니다. 핵심을 찌르지 못하다. 피상적이다. 뜨뜻미지근하다.
* 会须(會須, 회수) : 반드시~해야 한다. (할 것이다.)
* 臂(팔 비) : 팔(어깨와 손목 사이), 팔뚝, 큰 활의 자루(끝에달린 손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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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서】
『介子園畵譜全集』,대만문화도서공사,1979
이원섭, 홍석창 역, 「完譯介子園畵傳」,능성출판사,1997
장언원 외 지음, 김기주 역, 「중국화론선집」, 미술문화, 2007
이림찬, 장인용 역, 「중국미술사」, 다비치, 2017
【사진출처】
http://gmzm.org/gudaizihua/jieziyuan/index.asp?page=29
https://www.dpm.org.cn/collection/paint/228452.html
https://painting.npm.gov.tw/SearchP.as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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